팀 페리스의 책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의 첫 부분에서 100명이 넘는 현자들이 뽑은 '인생을 바꾼 책' 소개를 했는데, 단연코 '죽음의 수용소에서'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많이 인용한 대목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성공을 목표로 삼지 마라, 성공을 초점에 맞추면 맞출수록 그것에서 더욱더 멀어질 뿐이다. 성공이나 행복은 의도적으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것이다. 그것에 무관심함으로써 그것이 저절로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 나는 당신이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것이 원하는 대로 확실하게 행동할 것을 권유한다. 그러면 언젠가는, 정말 언젠가는 성공이 찾아오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이 성공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까맣게 잊어 버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좋은 인생은 늘 발 밑에서 발견되기 마련입니다. 빅터 프랭클이 겪은 극단적인 상황을 통해 이 이야기가 어떻게 입증되었는지 살펴보도록 합시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 

 

"드디어 장교와 마주 보고 섰다. 장교는 군복이 꽤 잘 어울리는 마른 체격의 키가 큰 사람이었다. 그는 오른손을 들고 집게손가락으로 아주 느리게 오른쪽 혹은 왼쪽을 가리켰다. "

"그날 저녁에야 우리는 그 손가락의 움직임이 가진 깊은 뜻을 알게 됐다. 그것이 우리가 경험한 최초의 선별, 삶과 죽음을 가르는 첫 번째 판결이었던 것이다. 함께 들어온 사람의 90퍼센트는 죽음을 선고받았다. 판결은 채 몇 시간도 못 돼 집행됐다. 왼쪽으로 간 사람들은 역에서 곧바로 화장터로 직행했다. 그다음에 일어난 일에 대해 자세히 묘사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 끔찍한 사건을 기록해 놓은 것은 너무나 많으니까"

 

절망이 오히려 자살을 보류하게 한다.

 

"수용소에서 있던 사람 중에서 자살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수용소에서 자살은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다."

"아우슈비츠 수감자들은 첫 번째 단계에서 충격을 받은 나머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면 가스실조차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된다. 오히려 가스실이 있다는 사실이 사람들로 하여금 자살을 보류하게 했다."

 

인간에 대한 구원은 사랑 안에서, 사랑을 통해 실현된다

 

"수용소에서 신체적으로나 지적으로 원시적인 생활을 할 수밖에 없지만, 영적인 생활을 더욱 심오하게 하는 것이 가능했다. 밖에 있을 때 지적인 활동을 했던 감수성 예민한 사람들은 육체적으로 더 많은 고통(그런 사람들은 흔히 예민한 체질을 가지고 있으니까)을 겪었지만 정신적인 측면에서 내면의 자아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비교적 적게 손상당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정신적으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가혹한 현실로부터 빠져나와 내적인 풍요로움과 영적인 자유가 넘치는 세계로 도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별로 건강해 보이지 않는 사람이 체력이 강한 사람보다 수용소에서 더 잘 견딘다는 지극히 역설적인 현상도 이것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나는 아내가 아직 살아있는지 죽었는지조차 몰랐다. 그러나 한 가지만 알고 있었다. 그것은 그때서야 깨달은 것인데,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육신을 초월해서 더 먼 곳까지 간다는 것이었다. 사랑은 영적인 존재, 내적인 존재, 내적인 자아 안에서 더욱 깊은 의미를 갖게 된다. 사랑은 죽은 만큼이나 강한 것이다".

 

"어쩌면 당시 나는 내 고통에 대한 그리고 내가 서서히 죽어 가야 하는 상황에 대한 정당한 '이유'를 찾으려고 애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곧 닥쳐 올 절망적인 죽음에 대해 마지막으로 격렬하게 항의하고 있는 동안, 나는 내 영혼이 사방을 뒤덮은 음울한 빛을 뚫고 나오는 것을 느꼈다. 나는 그것이 절망적이고 의미 없는 세계를 뛰어넘는 것을 느꼈다. '삶에 궁극적인 목적이 있는가'라는 나의 질문에 어디선가 '그렇다'라고 하는 활기찬 대답을 들었다."

 

 운명을 가르는 결정

 

"수용소에 있는 사람들은 어떤 결정을 내리는 일과 어떤 일이든지 앞장서서 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이것은 운명이 자기를 지배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운명에 영향을 주는 일을 피했고, 대신 운명이 자기에게 정해진 길을 가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심각한 무감각 현상이 팽배해 있었다. 무감각은 수감자들의 감정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었다. "

 "때로는 확실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있었다. 그것은 생사를 가르는 결정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때도 운명이 자기 대신 결정해 주기를 원했다. 이렇게 어떤 일의 실행을 회피하는 태도는 수감자가 수용소에서 탈출할 것인가 아니면 말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에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런 문제는 항상 몇 분 안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인간의 정신적 자유

"독자들은 인간이 철저하게 그리고 필연적으로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는 존재라고 생각하게 됐을 것이다. 강제 수용소 수감자들이 보이는 심리적 반응은 어떤 물리적, 사회적 조건에 대한 단순한 표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수면 부족과 식량 부족, 다양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이 수감자를 어떤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결국 최종적으로 분석해 보면 수감자가 어떤 종류의 사람이 되는 것은 개인의 내적인 선택의 결과이지 수용소라는 환경의 영향이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근본적으로 어떤 사람이라도, 심지어 그렇게 척박한 환경에 있는 사람도 자신이 정신적으로나 영적으로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강제 수용소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다."

"삶을 의미 있고 목적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빼앗기지 않는 영혼의 자유이다."

 

끝을 알 수 없는 일시적 삶

"당시 가장 절망적이었던 것은 얼마나 오랫동안 수용소 생활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것이었다."

"'finis'라는 라틴어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끝 혹은 완성을 의미하고, 다른 하나는 이루어야 할 목표를 의미한다. 자신의 '일시적인 삶'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사람은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를 세울 수가 없다."

"사실 수용소에서도 긍정적인 무언인가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분명히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것이 기회인 줄 모르고 그냥 지나쳐 버린다. 자신의 '일시적인 삶'을 비현실적인 것으로 간주는 것이 삶의 의지를 잃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그 앞에 닥치는 모든 일들이 무의미한 것으로 여겨진다."

"강제 수용소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언가를 성취할 수 있는 인생의 진정한 기회가 자기들에게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그곳에도 기회가 있고 도전이 있었다. 경험의 승리를 정신적인 승리로 만들 수도 있었고, 그와는 반대로 도전을 무시하고, 다른 대부분의 수감자처럼 무의미하게 보낼 수도 있었다."

 

살아야 할 이유

"니체가 말했다 '왜 살아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에도 견딜 수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삶에 무엇을 기대하는가가 아니라 삶이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는가라는 사실을.

삶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을 중단하고, 대신 삶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는 우리 자신에 대해 매일 매 시간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을 말이나 명상이 아니라 올바른 행동과 올바른 태도에서 찾아야 했다. 인생이란 궁극적으로 이런 질문에 대한 올바른 해답을 찾고, 개개인 앞에 놓인 과제를 수행해 나가기 위한 책임을 떠맡는 것을 의미한다. "

"이런 과제들, 즉 삶의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고, 때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일반적인 방식으로 삶의 의미를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을 포괄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삶'은 막연한 것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비통과 환멸

"몇 년 동안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시련과 고난의 절대적인 한계까지 가 보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아직도 시련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시련에는 끝이 없으면 앞으로도 더 많은 시련을 더 혹독하게 겪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수용소에 있을 때 우리는 이런 얘기를 했다. 세상에 나가도 우리가 그동안 겪었던 시련을 보상해 줄 만한 속세의 행복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살아 돌아온 사람이 시련을 통해 얻은 가장 값진 체험은 모든 시련을 겪고 난 후 이 세상에서 신 이외에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경이로운 느낌을 갖게 된 것이다."

 

 

저는 이 책을 통해 현재 제가 가지고 있는 고통과 고민들에 대해 천천히 살펴볼 수 있는 기회와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은 타인을 통해서는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한 번 더 자각할 수 있던 기회였습니다. 

모두들 현실과 시련에서 도망가는 것이 아닌, 당당히 마주하여 멋진 경험을 가지시길 바라겠습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