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저의 모든 고민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기 어렵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상대방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거나, 시간을 뺏고 싶지 않거나,
또 어떤 것은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얘기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심리 상담사는 그런 저희에게 시간을 내주고 얘기를 들어주는 "어떤 사람"입니다.
그래서 마음 편히 모든 얘기를 다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부끄럽거나 치욕스럽거나 숨기고 싶은 내면도 다 얘기할 수 있는 상대입니다.
저는 6개월 동안 매주 한 시간씩 대화를 통해 가족, 친구, 남자친구, 회사와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얘기를 상담 받았습니다.
점점 더 제가 하고 싶은 얘기, 고민되는 주제들에 대해 세션을 이끌어 가게 되었습니다.
검사지 속의 나
눈치를 많이 보고, 순종적이며 주변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
내가 표현하는 나
진취적이며, 이기적인 면이 있지만 결단력 있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
"하지만 사람들은 저보고 제 맘대로 하고 산다고 해요.
팀원들이 다 야근하고 있어도 저는 그들이 절 이상하게 쳐다봐도 먼저 칼퇴도 많이 하는 걸요."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본다, 볼 수도 있다.'
그 생각하는 게 벌써 내가 얼마나 주변을 의식하는지를 보여주는 거예요.
진짜 주변 신경을 안 쓰는 사람은 그런 생각 자체를 안 해요.
그리고 방금 '사람들이 저를 이렇게 생각해요'라는 말을 하셨잖아.
그만큼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고 있다 생각하고, 나는 남 신경을 많이 쓰고 행동하는 사람이에요."
저희가 좀 더 깊이 다룬 내용의 작은 예시입니다.
평소 사람들은 잠시 멈춰서,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서 나와 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기회를 만들지 않습니다.
그럴 여유가 없었을 수도, 생각을 못해봤을 수도, 그리고 하는 방법을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셋 다 해당되네요.
상담사는 저에게 계속 나를 관찰하고, 나의 감정을 살피고, "왜 이럴까? 왜 그랬을까?"라는 질문을 해보라고 했습니다.
부서장님이 뭐라고 했는데 기분이 나빴다.
이 나쁜 감정의 정확한 이름은 뭘까?
난 속상한 걸까? 화가 난 걸까? 짜증이 난 걸까? 서운한 걸까?
누구에게?
나에게? 부서장님에게? 이 사건에 영향을 준 과장님에게?
왜?
나의 어떤 욕구가 헤쳐진 것일까? 인정받고 싶었나? 칭찬받고 싶었나?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것과 상관 없이, 내 감정의 변화가 감지되면 의식적으로 이런 질문들을 제 자신에게 던졌습니다.
그러고 나니, 조금 더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제가 저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그리고 상담내용을 루크와도 나누면서, 그 주의 주제에 좀 더 깊이 고민도 해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제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루크와 함께 배워나가고 있어서
저희 관계에서도 더 솔직해지고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제가 지치고 번아웃 된 것이 회사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결국 긴 시간 동안 복잡적인 요인들이 합쳐지고 있었던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회사에 대한 기대와 실망도 덜해졌고, 주변 관계에 대해서도 더 편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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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음이 많이 안정되어 이제는 세션을 2주에 한번으로 바꿨고,
저는 아직도 상담사의 도움으로 제 자신에 대해 배워가는 중입니다.
요즘은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의 원인을 찾고, 내가 현명하게 덜 힘들기 위해서
어떤 생각들을 정리하면 좋을지에 대한 조언을 많이 구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심리 상담이 아닌 인생 상담을 받는 느낌도 들지만,
맘 편하게 대화를 주고받으며 누군가에게 허심탄회하게 제 얘기를 할 수 있는 그 한 시간이
저에게 많이 치유가 되는 시간입니다.
"당신이 잘못한 것이 아니에요."
"당신이 이상한 게 아니에요."
"그게 당연한 거예요."
"사실 당신은 이런 사람이에요."
*심리상담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쓴 심리상담 경험담이니, 참고용으로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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